일용직 근로자 '점당 100원 고스톱'은 도박…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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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근로자들이 벌인 점당 100원짜리 짜리 '고스톱'은 도박일까.

4일 밤 10시께 광주시 북구 한 인력사무소에 경찰관들이 들이닥쳤다. "화투 도박이 벌어지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속칭 '고스톱'으로 불리는 화투 게임이 이뤄지고 있었다. 고스톱을 한 이들은 노모(58)씨 등 일용직 근로자 3명이었다.

노씨 등이 현장에서 소지하고 있어서 판돈으로 간주된 돈의 합계는 7만4000원. 한 사람당 약 2만5000원도 되지 않는 돈을 들고 화투를 친 셈이다.

노씨 등은 "심심풀이로 점당 100원 내기를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도박으로 보기에 판돈이 적고 오락 수준에 불과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경찰의 판단은 달랐다. 경찰은 몇 가지 이유로 노씨 등이 오락이 아닌 도박을 한 것으로 보고 도박죄를 적용해 입건했다.

우선 노씨 등이 일용직 근로자라는 점은 도박죄 적용의 중요한 기준이 됐다. 수입이 비교적 적고 일정하지 않은 직업인 점을 고려할 때 1인당 약 2만5000원의 판돈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노씨 등이 점당 100원 내기 고스톱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현장에서 동전이 거의 발견되지 않은 것도 도박의 근거로 경찰은 판단했다. 현장에 원탁이 마련돼 상습적으로 도박이 이뤄졌던 것으로 보이는 점도 도박죄 적용의 한 이유였다.

사실 도박과 오락의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은 꾸준히 계속되고 있으나 명확한 기준 자체가 사실상 없다.

형법 제246조 1항은 '도박을 한 사람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고 돼 있다.

이번 경찰의 사건처리 기준으로 볼때 고스톱이나 포커 등을 한 사람의 직업이나 수입, 목적과 시간, 도박전과 유무 등에 따라 '일시오락'으로 간주돼 처벌을 피할 수도, 아니면 '도박'으로 적용돼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실제 법 현장에서 달리 적용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12년 광주지법은 돈 내기 포커를 한 전남도의원과 담양군의원 등 모두 4명에 대해 무죄 판결한 바 있다. 이들의 판돈은 총 61만여원으로 1인당 평균 약 15만원이었다.

재판부는 "친구의 아들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술값내기로 포커를 한 점, (피고인들의 신분과 수입을 고려할 때) 판돈의 액수가 적은 점 등에서 일시오락 정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반면 인천지법은 2007년 지인의 집에서 점당 100원 내기 고스톱을 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에 대해 유죄 판결했었다.

재판부는 "판돈이 2만8700원으로 기초생활수급자인 피고인에게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라며 판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결국 법원 판례를 종합해보면 도박의 기준은 ▲판돈의 액수 ▲혐의자의 직업 ▲수입 ▲가담자들의 관계 ▲전과 유무 ▲경위 등으로 종합적으로 따져 적용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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